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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쿠팡플레이 영화 <비상선언> 줄거리 및 등장인물, 감상평

by 미드섬머23 2023. 1. 31.

영화 비상선언 포스터

이 영화는 한재림 감독 작품으로 2022년 8월 개봉작이다. 예전에 정말 재미있게 봤던 '관상' 같은 영화의 성공만 봐도 이 감독이 지닌 상업 영화를 만드는 능력이 보통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지금은 쿠팡플레이에서 볼 수 있는 영화라서 기대를 안고 시청하게 되었는데 항공 재난 영화라는 장르가 주는 기대감까지 한몫했다.

무조건적인 착륙을 선포한다 <비상선언> 줄거리

이 영화의 타이틀인 '비상선언'이란 항공기가 비행 중 더 이상 정상적인 운항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조종사는 이것을 선포하여 관제당국에 상황의 위급함을 알리고 이것이 선포된 비행기는 다른 어떤 항공기에 우선하여 착륙할 수 있도록 우선권이 부여된다는 것이다. 항공 운항에 있어서 이것은 국가의 비상계엄 선포와 같다고 할 정도다. '류진석'은 생물학자인 어머니에게서 학대 받았던 유년시절의 기억 때문인지 동물들을 제멋대로 실험하고 재미로 죽이는 일을 반복한다. 회사 동료들이 그 사실을 알게 되자 회사 동료들에게 치사율이 높은 바이러스를 노출시켜 3명을 감염시키는데 그중 두명은 죽고 나머지 한명은 중증장애인이 된다. 그 바이러스는 '브리콤' 제약회사가 중동에서 들여온 변이 바이러스로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허가 되지 않은 병원체였다. 중증장애인이 된 팀 동료가 류진석을 경찰에 신고하여 조사를 받지만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나게 되고 회사에서는 류진석을 퇴사시키는 것으로 사건은 마무리 된다. 그러나 류진석은 자신이 회사로부터 부당하게 퇴사를 당했다고 여기며 자신과 아무런 연관 없는 불특정다수를 살해하고 싶어 하고 퇴사 이후 내부 협력자로부터 문제의 바이러스를 넘겨받아서 사람을 좀 더 빠르게 많이 죽일 수 있도록 4년동안 계량했다. 그리고 마침내 류진석은 계량된 그 바이러스를 가지고 하와이로 가는 비행기에 올라타고 얼마후 비행기 안에서 바이러스를 퍼트린다. 결국 비행기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한두명씩 사망하게 된다. 비행기 안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가족들과 국민들에게 피해 주지말고 차라리 죽어버리자며 결의를 모으게 되고 승객들은 가족들에게 마지막으로 전화통화를 하며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비행기 연료도 거의 바닥이 난 절체절명의 순간, 스스로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백신의 효능을 실험했던 '구인호'팀장이 유의미한 회복세를 보이게 되고 한국 정부에서는 백신의 효능이 있다고 판단하여 무조건적인 비행기 착륙을 선포한다. 비행기를 운전하던 전직 파일럿 '박재혁'은 마지막까지 비행기를 무사히 한국에 착륙시킨다. 결국 기적적으로 비행기에 타고 있는 거의 모든 사람들은 바이러스 치료도 받고 생존하게 된다.

영화 등장인물

초특급 배우들의 라인업으로 영화 '비상선언'이 개봉하기 전부터 기대한 사람들이 많았다. 이병헌, 송강호,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 배우들의 이름만 들어도 영화가 몇 편은 나올 것 같은 구성이다. 거기에 대부분 연기력까지 정평이 난 배우들이니 이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값어치는 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일단 '류진석'역을 맡은 '임시완'의 캐릭터는 대량살상을 꿈꾸는 살인마로 논리도 통하지 않고 뚜렷한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사이코패스 살인마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악에게 합당한 사유나 사연을 주기보다는 그 악이 저지른 '재난'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것은 나쁘지 않았다. 이 영화는 류진석을 조기에 처리함으로써 관객의 관심이 류진석이라는 인물 개인에 대한 증오로 집중되는 것을 피했다. 그리고 그 결과 이야기의 초점을 여러 명에게 동시에 맞추는 데에 성공했다. 류진석과 대치하는 '박재혁'역을 맡은 '이병헌'의 모습도 좋았는데 하필이면 박재혁과 악연인 '최현수'역을 맡은 '김남길'이 같은 비행기의 승객과 부기장으로 만난다는 것은 좀 작위적이기는 하지만 이것 하나 정도는 우연으로 넘어가줄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류진석이 퍼트린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 그 바이러스를 해결하기 위해서 한국에 남은 인물들의 활약이 이어지는데 류진석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구인호'팀장역의 '송강호'가 뛰어다니고 국토교통부 '김숙희'장관역을 맡은 '전도연'이 사건을 대하는 자세에서부터 시작해서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박태수'실장역의 '박해준'과 가벼운 대립으로 이어지는 전개도 좋았던 것 같다.

감상평

먼저 이 영화에 관련된 이슈랑 악평들을 미리 접하게 되었다. 악평은 어쩌다가 많이 봤는데 막상 내가 영화를 보니 이 전반부는 그럴싸하게 잘 만든 영화로 뻗어나가겠다는 인상이 있었고 어떻게 이렇게 악평을 많이 받은 걸까? 의심을 했는데 후반부는 그 의심을 뛰어넘은 상상이상의 전개였다. 나는 무엇보다 '바이러스'라는 점이 좋았는데 항공기 테러에서 총을 든 무장 강도들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바이러스라는 걸 순식간에 설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밀폐된 공간에서 정확히 어떤 경로로 감염되는지 알 수 없는 바이러스의 창궐, 기침과 피부에 나는 수포 이후에는 피를 토하거나 눈이 터질 정도로 강력한 살상력을 보여주는 이 바이러스는 거의 좀비바이러스에 준하는 위력이었다. 항공기라는 제한된 공간은 감연된 환자를 완벽하게 격리하지 못하고 그나마 비행기에 탑승한 의사가 있긴 하지만 아무런 장비도 없는 상황에서 바이러스에게 대항할 수는 없었다. 임시방편으로 그들을 보살피고 '재혁'의 기지로 그나마 해열제를 주사하는 것이 동원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수단이었다. 이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화의 세계가 현실의 사회를 품어내기 시작한다. 밀폐된 항공기에는 작은 사회가 생기고 그 안에는 자기만 살겠다는 인간의 이기주의가 극단적으로 드러난다. 어린아이부터 학생들까지 조금만 이상해도 뒤칸, '설국열차'식으로 말하면 꼬리칸으로 보내버리는 남성승객의 모습은 우리 사회가 지닌 갈등이 무엇인지 명확히 보여주는 것 같다. 그리고 이로 인해 벌어지는 상황들도 납득이 가능했다. 특히 그 남성승객이 하는 말 "나만 살자고 이러는 거 아니잖아요"라는 표현이 정말 무섭게 다가왔다. 자신의 이기심을 순간적으로 집단 이기주의로 변환시키는 그래서 상대적으로 멀쩡한 집단을 자신의 편으로 돌리는 그 말이야말로 이 영화가 말하려는 주제와 닿아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끔찍한 엔딩으로 이어진 후반부는 영화의 모든 것을 망쳐버리는 장면들이었는데 메시지, 감동, 신파를 전달하기 위해서 영화의 전개를 희생한 것이다. 그 메시지 전달에 집착하느라 영화의 완성도를 무너뜨렸다.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문 비행 CG장면들이 잘 구현이 되었기 때문에 더 안타까운 그런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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